[국민일보]막오른 4차 산업혁명 시대, 교계 대응 방안은… 복음은 불변해도 전달방식 변화 모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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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설치하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 특별시를 육성하겠습니다.”

대선 후보들이 앞 다퉈 내놓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관련 공약들이다. 우리 삶과 사회의 패러다임을 혁신적으로 바꿔 놓을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시대의 핵심 의제 중 하나가 됐다. 교계에서도 목회 선교 신학 등 신앙생활 전반에 걸쳐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방안이 모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언제 어디서든 복음 접하는 시대”

지난달 열린 선교전략연구모임 ‘방콕-설악 연석포럼’ 합의문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선교적 연구와 대안모색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적시했다. 올 초 한국선교연구원이 선교사 154명을 대상으로 ‘4차 산업혁명 관련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78.8%는 4차 산업혁명이 선교에 폭넓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교 전문가들은 “복음은 불변성을 갖고 있지만, 복음의 전달 수단과 방법은 시대에 따라 달라져왔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변화의 속도가 이전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기술과학전문인선교회 등 주요 선교단체들도 신기술을 통한 선교 프로그램이나 신앙 교육, 예배 등의 혁신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일례로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24시간 소통하며 복음을 전하고 접할 수 있는 여건을 이미 제공하고 있다.

“목회·선교·신학 분야도 대비해야”

오는 9월 ‘4차 산업혁명 시대 교회와 미래’를 주제로 콘퍼런스를 준비 중인 김한수(한국NCD 대표) 목사는 1일 “4차 산업혁명은 교인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을 밀접하게 연결할 것”이라며 “교회는 믿음과 성경의 눈으로 세계관을 제공하는 등 적극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직면한 교계의 대응은 현재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실천신학적 논의를 시작하면서 목회적 대안 등을 모색해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연적 교회성장’ 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국NCD의 경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목회 방향으로 ‘공동체적 교회’ ‘교회의 공동체성 회복’을 중요한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인공지능 같은 최첨단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것은 영적인 관계이며 이러한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전인(全人)적 소그룹 공동체 사역이 목회 분야에서 더욱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과학과 기술을 이용해 영육(靈肉) 상의 인간의 능력을 개선하려는 ‘트랜스 휴머니즘’에 대한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기술·문화적으로 향상된 완전한 인간을 스스로 창조할 수 있는가’ ‘인간형 로봇을 신학·신앙적으로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이 같은 질문에 대해 신학·목회학적 해답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인간 소외·상실감 회복 고민해야”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급진적인 기술 발전과 맥을 같이 한다. 즉 기술 진보에 뒤처지는 이들에게는 불안과 불평등, 인간 소외와 상실감을 야기할 수 있다. 조덕영 창조신학연구소 소장은 월간 ‘교회와 성장’ 5월호에서 “이럴 때일수록 기독교는 과학발전에 따른 인간 소외와 상실감을 어떻게 사랑과 샬롬(평화) 안에서 회복시킬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과학 발전에 따른 윤리적 의사결정 문제 역시 함께 다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성빈 장로회신학대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은 선교적 역량과 코이노니아(교제·연대) 영역에서 지난 1·2·3차 산업혁명 때보다 더욱 심화된 갈등으로 교회에 도전해올 것”이라며 “그리스도인들은 새로운 사회를 직면하면서 나타나는 약자들의 배제와 소외 문제에 더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신대 종교와과학센터 센터장인 전철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변화는 인간 존재, 더불어 사는 삶, 기술과 사회, 기술과 인간, 사물과 영성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기술과 경제의 문제를 넘어 영적인 과제로 4차 산업혁명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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